[독자기고] JUSTICE 작업 과정을 공유하며, 사진작가의 일상과 정의실현 과정을 보여주다.
사진작가 하춘근의 <작가의 생각이 작품이 되기까지>(리즈앤북 출판사)출간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7-20 09:32:25

[서울타임뉴스]‘이 시대에 정의란 무엇인가? 무엇이 정의를 추구하는 방법인가?’ 라고 하는 ‘철학적 개념이자 인간 사회가 추구해가는 가치인 이 추상적 의미는 어떻게 이미지화될 수 있는가?’

최근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한국이 찬성과 반대의 양 편으로 나뉘어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정의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화두일 것이다.

사진작가 하춘근 선생은 지난 6~7개월의 과정을 ‘정의(JUSTICE)’하는 이름으로 작업을 했고 그 과정을 책 <작가의 생각이 작품이 되기까지>(리즈앤북 출판사)으로 출간하면서 그의 세 번째 사진전을 열었다. 이 책은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이미지 작품들로 주목받는 사진작가 하춘근 선생의 두 번째 신작이다.

<작가의 생각이 작품이 되기까지>(리즈앤북 출판사)라는 책 제목처럼, 전시를 위해 준비한 작품들의 사전 기획, 촬영, 작업의 과정 전반과 전시 기획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다양한 작업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각 과정별로 작가의 고민을 전개하고 있다.

하 작가는 디지털 포토그래피 시대의 사진예술이 현실 재현의 전통적인 개념을 탈피한 새로운 이미지로 재창조되어야 한다는 작가관을 이미 지난 책 <사진작가의 사진고민>에서부터 밝혀왔다.

그러한 그의 작품세계는 특별한 순간을 촬영한 한 컷의 이미지가 아니라, 사전 기획된 주제의 소재가 되는 다양한 사진들의 응축과 융합을 통해 사진의 물성이 해체되고 사진과 회화의 경계가 허물어진 독특한 이미지들이다.

하 작가는 촬영 후 컴퓨터그래픽으로 응축과 융합을 시도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자신의 아트워크를 Big Eye라는 개념으로 정립하고 일관된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사진예술계와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철학박사이자 미학자, 예술평론가로 명성이 높은 ‘장 루이 쁘와트방(Jean-Louis Poitevin)’은 하 작가의 일련의 Big Eye 작품들에 대해 “어떤 장소, 주제, 혹은 삶의 순간에 기반 하여 형성된 독창적인 이미지의 시리즈"라고 평했다.

아울러 “흘러가는 시간의 선(線)적인 움직임뿐만 아니라 눈, 눈썹 같은 몸의 떨림이 속하는 공간적인 움직임, 그리고 기억의 움직임도 포함하는, 표면과 관계를 맺는 방식인 인간의 인식행위"의 관점에서 볼 때 “각각의 사진작품은 지각경험의 진실성과 무의식적인 지각 메커니즘에 대해 진지하고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사진작가로서의 본분을 살려 작가 자신이 창조한 이미지를 수단으로 각종 예민하고 어려운 현실의 상황들에 예술가로서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하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이 현대 사진예술의 위상에 대해 나름의 깊은 통찰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사회참여적인 작가의 작품으로 평했다.

사진작가 하춘근의 <작가의 생각이 작품이 되기까지>는 지난 4월12일~29일까지 서울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린 Big Eye 프로젝트 JUSTICE 전시 작품들을 소재로 자신의 작가관과 작품세계뿐 아니라, 창작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하는 작가로서의 다양한 사유와 새로운 이미지 실험들, 전시의 기획과정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예술 창작의 길에 있는 작가와 평론가, 하이엔드 사진작품 콜렉터, 사진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제와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하춘근이 생각하는 한국 정의 상실의 시대를 응축한 JUSTICE 작품들과 작가관이 담긴 책이다.

특히 이번 저서의 소재가 된 JUSTICE 전시 작품들은 한국의 핫이슈였던, 최순실 등의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세월호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광화문 촛불집회,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추모현장, 안산 기억교실 등을 지속적으로 촬영한 후 정의와 부조리, 진실과 거짓, 파괴와 재건, 사욕과 공익 등 대립된 인간의 본성을 모티프로 정의라는 철학적 주제를 이미지화한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사진비평가인 최연하 큐레이터는 JUSTICE 전시 작품들에 대해 상세히 평했다. “말이 없는 사진이 말할 수 있게 하려면 사진을 보고 찍는 주체는 현실세계의 사건 사고를 데칼코마니처럼 그대로 옮겨 올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심어 사진-다중(multitude)들의 사유가 작동할 수 있는 틈을 열어줄 때, 모험은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하춘근이 ‘정의’를 모색하는 도정도 그러할 것이다. 다층적이고 다성적인 목소리를 채집하고 담은 후 세계를 사진가의 시각으로 수렴하려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사랑으로 보려는 존재론적 열정 속에 ‘정의’도 가능할 것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춘근의 사진은 ‘미안하고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하지만 이 슬픔과 폐허의 공동체 안에서 잊고 있었던 정의와 각자의 윤리를 건져 올려야 비로소 봄이 올 수 있음을 수만의 사진이 모여 어지럽게 표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면할 수 없는 외상(trauma), 드러나지 않는 슬픔, 속으로 깊이 멍 든 아픔을 사진으로 표상한다면 그것은 롤랑 바르트가 푼크툼을 변주하듯 ‘제3의 의미’ 혹은 ‘무딘 의미’로서만 가능할 것이다. 결코 언어로 환원되지 않기에 이해가 불가한 것들을 흐리고 중첩된 수백 겹의 이미지들로 하춘근이 제시하는 이유일 것이다."라고 하며 전시 작품들에 대해 큰 관심을 표했다.

사실 하 작가는 사진예술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들에게 무게 있는 공감을 주는 다채로운 의식이 좋은 사람이다. <작가의 생각이 작품이 되기까지>에서 하 작가는 크게 작가의식과 작품의 예술적 가치의 두 구성으로 사유를 전개하고 있다.

작가의식을 소개하는 1부에서는 작가가 작품에서 무엇을 전하려 하는가 하는 주제의식의 선명성을 이야기하며 작가의 그와 관련한 노력들에 대해서까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주제의식이 정해져도 예술적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해 또다시 치열한 고민과 작업을 해야 하는 작가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역시 작가 자신의 작업과정에서의 관련 에피소드를 전하고 있다.

작가로서 가져야 하는 진정성과 작가의식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특히 JUSTICE 작품 중 작가가 304명의 세월호 희생 학생들 수만큼 304컷을 촬영해 응축하는 작업이나 광화문 집회가 끝나고 모두가 떠난 자리의 발자국들을 하나하나 촬영해 응축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작가의 사명의식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작가가 창작 외에 전시의 기획에도 관여하면서 기본저긴 것들을 조율해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과 실제 전시기획을 준비하는 과정을 공유한 부분은 특히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작가들이 관심을 보일 대목이다.

하 작가는 <작가의 생각이 작품이 되기까지>에서 JUSTICE 전시에 소개된 작품과 함께 만들었으나 전시 공간 한계 상 소개되지 못한 관련 작품들에 대해서도 책 2부에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작품 주제를 전하는 상징성, 다큐멘터리로서의 현장감,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한 3가지 방향의 예술성 등 테마 별로 관련 작품들을 전하고 있어 작품 감상에도 새로운 재미와 의의를 부여한다.

한편 금보성아트센터에서는 그의 작품에 대해 “Big Eye 사진작가로 알려진 하 작가는 디지털 포토그래피 아트의 길을 고민하면서 현실의 재현이라는 사진의 전통적 패러다임을 탈피해 작품의 테마에 대한 다양한 시공간의 사진들을 응축, 융합함으로써 사진의 물성마저 해체해버리고 새로운 이미지 장르를 탄생시켜왔다"라고 한다.

아울러 “원 컷의 전통적인 사진 이미지가 아니라 2D의 이미지지만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보이면서 때로는 회화에서 느껴지는 색감과 실루엣이 보이기도 하는 하춘근 작가의 Big Eye 작품들은 평론가로 명성이 높은 ‘장 루이 쁘와트방’에게 2016년 호평을 받았고 2017년 3월에 TK-21.com 평론집에 그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 동안 하 작가는 지난 2016년 미국 911테러 현장과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현장을 방문해 인류에게 저지른 엄청난 폭력성과 그 잔인함을 치유하며 다시 희망을 쌓아올린 인간의 재건성의 모순된 양면을 통찰하기도 했다.

하 작가는 작품들을 통해 역사적으로 지속되어온 인간의 파괴, 부조리, 거짓 같은 부정적 본성과 희망, 평화, 정의, 진실 같은 긍정적의 본성의 양면 속에서 궁극적으로는 인류사회를 발전시켜온 인간의 긍정적 본성을 작품으로 메시지화하면서 동시대인들에게 희망적인 인간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현재까지 작가가 광화문 촛불집회와 세월호 현장을 다니며 정의에 대한 욕구를 분출해온 시민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촬영한 수많은 소스 사진들을 Big Eye 아트워크로 융합, 응축해 4월에 발표하는 이번 JUSTICE 전은 시각적 이미지로 정의라는 철학적 개념을 공감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장르에 대한 또 하나의 실험작이기도 하다.

작가는 정의와 같은 당위적이고 추상적인 철학적 사유의 개념을 대중에게 예술장르로 전하기 위해 촛불집회, 세월호 같은 대중에게 익숙하면서 정의를 상징화하는 역사적 소재들을 촬영해 작품주제에 대해 감성적으로 환기되도록 이미지의 아우라를 고민했고 예술작품으로서의 미적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혹자는 원하는 소스 이미지들을 검색을 통해서도 채취할 수 있게 된 디지털 이미지 시대에 굳이 현장에 가서 아날로그적인 촬영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작가에게 묻기도 했는데 하 작가는 “재현으로서의 사진작품이 아닌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더라도 작품의 제작 과정에 작가로서의 사명의식과 작품에 대한 진정성이 없으면 안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사진작가 하춘근은 그동안 세 번의 개인전 《JUSTICE》프로젝트 기획전 금보성아트센터 2017,《155miles》프로젝트 기획전 통일부 통일전망대 2015, 대한민국《Big Eye》프로젝트 기획전 GalleryNow 2015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아울러 GalleryNow 2nd Brand Award 대상 수상 (서울 2015), 현대사진캠프 포트폴리오 대상 수상 (경주 2015) 두 번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그의 작품은 BE _ K _ 155miles #1 통일부 오두산 통일전망대, BE _ K _ DOK-DO 행안부 용산소방서 등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브랜딩회사 투비원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경성대학교 응용미술학과 졸업 이후 사진을 배우기 위해 중앙대학교 사진아카데미 수료하고는 국립 한경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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