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형형색색의 수국이 좋은 일본 쓰시마를 거닐다.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6-27 17:51:32

김수종
[서울타임뉴스=김수종] 지난 10()~11() 일본 쓰시마(対馬島,대마도)시에 선후배 12명과 함께 다녀왔다. 주말을 이용한 12일의 짧은 일정이라 경황없이 다녀온 듯하다. 나는 국내외 트레킹 전문으로 로드 디자이너(road designer)’로 일하고 있는 아웃도어파트너스여행사 고광용 이사와 함께 9() 저녁 8시에 서울에서 자동차로 부산을 향하여 출발했다.

새벽 2시 반에 부산역전에 도착하여 사우나에서 숙박을 했다. 아침 6시에 부산항으로 가서 배편 발권을 마쳤다. 이어 잠시 짬을 내어 아침을 먹고는 바로 750분 배로 히타카츠(比田勝)항구를 향해 출발했다.

부산항에서 한 시간 십 분이면 히타카츠항에 배가 도착한다. 정말 가까운 거리이다. 입국 심사로 30분을 잡아먹고는 나왔다. 항구인근에 있는 고 선배의 아지트(, agitpunkt)에서 차를 한 잔하고는 짐을 두고 나왔다.

항구 북쪽의 야산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보는 히타카츠 88개소 순례길을 걸었다. 입구의 작은 절에서부터 시작하여 88개의 불상을 보면서 길을 따라 걷는 산책로이다.

키가 50CM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돌부처들을 길을 따라 걸으면서 볼 수 있어 재미가 있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가내 편안과 건강 등을 기원하면서 만든 것 같다. 불상 앞에 있는 자그마한 단에는 1, 5, 10, 50엔 정도의 동전에 담겨있다. 나도 여기 사람들처럼 가족 건강을 기원하며 이곳을 걷는다.

40분 정도의 짧은 거리인 관계로 힘들지도 않고 어려움도 없었지만, 벌써 6월이라 그런지 조금 덥다. 힘들어 중간에서 잠시 쉬고는 다시 언덕을 올라 정상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바다를 포함하여 히타카츠 전역이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이 좋은 날씨라 기분도 최상이 된다.

이제 앞으로 향하여 작은 육상 등대 두 개를 본다. 바로 앞의 것은 이제는 쓰지 않는 60살도 넘은 등대이다. 조금 더 바다에 가까운 등대는 60년 된 것을 대신하여 세운 것 같다. 이놈도 지금은 쓰임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폼은 난다. 산언덕에 있는 두 개의 작은 등대, 색다른 느낌이다.

등대를 보고는 아래에 있는 신사까지 살펴보았다. 나는 주머니에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준다는 5(五円, ごえん,-동전 5엔과 좋은 인연인 은 일본어로 발음(ごえん)이 같다. 그래서 일본인들 정월 초하루에 용돈과 함께 5엔을 끈으로 묶어서 함께 준다. 좋은 인연()을 만나라고 말이다)이 없어서 그냥 인사로만 기도를 하고 말았다.

짧은 산책이었지만 재미있고 여러 사람과 같이 걸으며 안내를 하니 보람도 있었다. 이제 식사를 위해 인근 초밥집으로 가서 초밥과 우동으로 점심을 했다. 역시 초밥은 일본에 와서 먹는 것이 맛도 좋고 저렴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초밥이 더 비싸고 맛도 없는 것 같아서 마음 아프기도 하다.

식사를 마치고는 히타카츠 골목을 잠시 산책했다. 그리고 JIN렌터카 김삼관 사장을 만나 차를 빌린 다음, 동백나무 숲을 보기 위해 도노사키(殿崎)’일러우호의 언덕(日露友好)’으로 갔다. 겨울에는 정말 동백이 장관인 곳이지만, 여름에도 나름 운치가 있는 곳이다.

우리들은 20분 정도를 걸은 다음 바위가 많은 바닷가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수영을 하기도 하고 물놀이를 하기도 했다. 물이 맑고 깨끗하여 좋다. 한참을 놀다가는 돌아서 나왔다. 나는 나오는 길에 길옆에 있는 산딸기를 몇 개 따 먹었다. 생각보다는 맛있다.

이어 인근 미우다(三宇田)해수욕장으로 가서 바닷가 모래사장을 잠시 거닐었다. 쓰시마에는 원래 모래가 많지 않은 곳인데, 이곳은 모래가 좋아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오늘도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일 정도로 인파가 많다.

일행은 입구의 원두막에서 차도 한잔하면서 담소를 잠시 나누고는 길을 돌려 와나우라(鰐浦)’로 방향을 잡는다. 와니우리 항구의 초입에 있는 백제국 왕인 박사 현창비(百濟國 王人 博士 顯彰碑)’를 살펴보았다.

백제의 영암 출신 학자로 알려진 왕인 박사는 일본에 논어 10권과 천자문을 전했다고 한다. 비석을 보면서 왕인 박사에 대한 설명과 지역에 있는 다른 곳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는 다시 길을 떠난다. 잠시 인근 마트로 가서 음료수와 과자를 조금 샀다.

이제 길을 임도로 잡아서 산을 한 바퀴 돌아서 북섬의 서쪽에 있는 세타(瀬田)’로 갔다. 그리고는 계곡 안쪽에 있는 메보로댐 마사공원(目保呂ダム 馬事公園)’으로 갔다. 이곳은 쓰시마 토종말 사육과 체험을 겸한 공원이다. “최근에 말이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과 한국인 방문자가 늘고 있다고 사육사가 전해주었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도 궁금했었는데, “논이 귀한 쓰시마에서 말에게 과연 볏짚을 줄 정도로 충분한가?”라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사육사는 사실 볏짚이 귀한 곳이라 미국, 호주 등에서 가져오는 수입산을 쓰고 있고, 바닥은 그냥 톱밥을 깔아준다.”고 했다.

오늘따라 볏짚을 썰고 있는 여자 사육사가 더 멋져 보인다. “아주 어린 말이나 반대로 늙은 말에게만 짚을 썰어서 먹기 편하게 준다고 했다. 나는 늘 이곳에 올 때면 늘 여건이 좋지 않아 말을 타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다음에는 무조건 타야겠다.

갑자기 날씨가 생각보다 흐려서 더 이상 둘러볼 곳이 마땅하지 않다. 삼나무 숲도 너무 어둡고, 바람도 불어서 춥기도 하다. 아무튼 어디든 가고자 하여 인근에 있는 센뵤마키야마(千俵蒔山)’정상으로 갔다. 바람과 안개로 앞을 볼 수 없었지만, 높은 곳에 오니 시원하기도 하고 그냥 바람을 맞으면서 잠시 거닐었다.

조금 춥다는 생각이 들어서 산 아래로 이동하여 이쿠치하마(井口浜)해수욕장으로 갔다. 센뵤마키야마의 끝자락에 위치한 조용한 모래 해수욕장이다. 해변의 경치가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깊지 않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나도 이곳이 마음에 들어 간혹 방문하게 된다.

이어 인근의 이국(異國)이 보이는 언덕의 전망대로 갔다. 센뵤마키야마 아래에 있는 전망대다. 장대한 바다와 고기잡이 배 불빛 등, 기상조건에 따라서는 부산시내의 건물까지 확실히 볼 수 있다.

오늘 이곳에 간 것은 다가오는 쓰시마의 수국축제’(618())전에 미리 주변에 있는 수국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정말 색깔이 다양한 수국(자양화, 紫陽花, あじさい)은 일본이 원산지로 토질과 산도(pH)에 따라 색이 다른 꽃을 피운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간혹 수국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각양각색의 수국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수국이 더 만개하는 시절에 이곳에 한 번 더 오고 싶어진다. 이제 저녁을 먹기 위해 고 선배의 사무실 겸 아지트로 가서 고기와 해산물 구이로 식사를 했다. 맛나게 구이를 먹었다. 나는 특히 해산물 구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식사를 급하게 마치고는 니기사노유()’로 가서 온천을 했다. 정말 물이 좋은 곳이다. 화산 지형이 아닌 쓰시마에는 정상적인 온천은 없지만, 이곳은 바다가 가깝고 수질이 좋은 목욕탕이라 마음이 드는 곳이다.

입욕료도 600엔으로 저렴한 편이다. 수건은 일본의 다른 온천과 동일하게 개인이 미리 준비해야 한다. 물론 온천에 따라서 100~200엔에 수건을 빌려주거나 팔기도 한다.

온천 이후 인근 니시도마리(西泊)’에 있는 숙소로 이동하여 하룻밤을 보냈다. 숙소가 부족한 쓰시마에는 최근 민박, 여관이 늘고 있는데, 이곳도 최근에 내부수리를 한 민박집으로 시설이 깨끗하여 편하게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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