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으로 개인 렌트카 여행이 좋은 일본 쓰시마를 달리다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5-20 16:03:01

[서울타임뉴스] 사람들과 기념촬영도 몇 장 찍고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는 조선통신사의 길, 사스나(佐須奈) 코스미야마(深山)의 천세교(千歲橋) 앞에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 길을 따라 40분 정도 걸었다.

임도를 따라서 삼나무 숲을 구경하는 길이다. 4시간 코스 전체를 걷는 것은 불가능한 시간이라 한 시간 정도 왕복하면서 삼림욕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주 이곳에 오지만 숲이 주는 큰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곳이다.

또한 조선통신사들이 이 길을 걸었다고 생각을 하니 나도 수백 년 전으로 돌아가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산책하기도 하고, 명상도 하면서 삼나무 숲을 즐겼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어 사스나(佐須奈)항으로 갔다. 잠시 주유도 하고 화장실도 갔다 오는 등 휴식시간을 가졌다. 나는 체리나무를 발견하고는 맛있는 버찌를 몇 개 따서 먹었다. 5월 초순이라 버찌가 넘치는 시기였다. 봄이 좋다.

이제 우리들은 지난 2015년 한국의 학계와 언론에 알려진 임진왜란 당시에 조성된 귀, 코 무덤으로 갔다. 작게라도 정성을 모아 제를 올리기 위해 가와치(河內)’로 갔다. 버스는 렌터카 사업을 하시는 김삼관 사장의 사무실 앞에 주차하고, 작은 승용차를 타고 온 고 선배는 무덤 옆에 있는 돈짱(どんちゃん)식육점 앞에 차를 세웠다.

, 코 무덤의 위치를 열려준 김삼관 사장이 사무실에 계시면 동행하려고 했지만, 외출을 하여 오늘은 뵐 수 없었다. 대신 연휴를 맞아 친정에 온 큰 따님과 외손녀와 잠시 인사를 나누었다.

식육점 바로 옆에 지난달에도 두 번 방문했던 귀. 코 무덤이 있다. 마트에서 미리 사온 자리를 깔고 과일 몇 개를 올리고는 제를 지냈다. 내가 초헌관(初獻官)이 되어 두 번 절하고는 제문을 읽었다.

유세차(維歲次) 전쟁으로 죽은 원한 많은 영혼들이여, 오늘 모두 이 자리에 모이소서! 정유(丁酉)412일 미시 일본국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의 가와치(河內)에 자리한 옛 임진왜란 당시의 귀, 코 무덤 앞에 ~(중간 생략)~ 작은 정성으로 사랑과 자비의 소망을 올립니다. 김수종 상향(尙饗)”

그리고 다시 두 번 절을 하고는 잠시 묵념을 올렸다. 동행했던 몇 분이 더 절을 올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체 묵념을 했다. 그리고는 미리 준비해 온 붉은 실을 무덤 옆 나무에 수십 개 묶고 달았다. 다른 표식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곳이라 실을 나무에 묶는 것으로 추모와 성의표시를 했다.

나는 한참 울었다. 힘 약한 조선의 백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슬픔과 425년 전에 이곳에 잘려온 코와 귀들을 생각하니 화도 났다. 지난 정권 동안 계속 악화되고 있는 한일관계를 생각하면서 더 화가 나기도 했다. ()스러운 눈물만 자꾸 흐르는 시간이다.

이어 우리들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 해군의 출정기지였던 오우라(大浦)’를 지나 언덕 위에 한국전망대가 있는 쓰시마 북쪽의 와나우라(鰐浦)’로 갔다.

언덕 위에 있는 한국전망대 주변에 쓰시마 시화(市花)로 지정된 이팝나무 군락이 보인다. 대략 300여 그루 고목들이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매년 5월초에는 무릉도원을 연상하게 하는 이곳 숲에서 축제가 열린다.

사실 꽃 축제는 정말 날짜 맞추는 것이 힘든 일이다. 분명 축제가 열린다는 5월초에 우리들은 방문했다. 그런데 이미 이곳의 꽃들은 떨어지는 추세에 있었다. 남쪽의 남섬 이즈하라에서 본 이팝나무와는 위도 및 고도와 시차가 분명하게 있는지 숨을 죽이고 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이미 남섬에서 이팝나무를 많이 본 것으로 만족했다. 동행자들에게 와니우라에 대한 설명과 왕인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앞쪽에 있는 우니지마(海栗島)’에 있는 항공자위대에 관한 내용도 알려주었다.

쓰시마의 맨 북쪽 작은 섬에 있는 항공자위대의 기지라! 사람들은 보통 이곳 자위대 기지는 해상자위대 소속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한국전쟁 당시에 미군들의 주도로 일본 방어의 첨병기지로 공군 레이더기지를 설치한 것이다.

전후에 미군이 일본의 항공자위대에 기지를 인도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같으면 보안을 위해 한국전망대를 설치하는 것도 금지하고 사진 촬영도 금하겠지만, 이곳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그냥 기지를 유안으로도 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들은 포구 주변을 그냥 걸어보았다. 마을의 창고며 집들도 구경하고 산언덕에 아직은 남아있는 이팝나무도 보았다. 사실 최근 한국에도 이팝나무가 왕창 늘어나서 어디를 가든 나무 구경은 쉬워진 듯하다.

흰쌀밥을 뜻하는 이밥나무가 발음상 편의로 인하여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군왕이 백성에게 이밥을 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팝나무를 심으면 자신이 이밥을 주는 넉넉한 성군이 된다고 오판하는 군주가 이 나무를 곳곳에 왕창 심은 듯하다. 착각은 자유지만 말이다.

서울타임뉴스=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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