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사가 많은 일본 쓰시마를 산책하다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5-20 16:01:35

[서울타임뉴스]신()이 머무는 오키노시마는 면적 293천 평(여의도의 1/3)이고 동서 1.5km, 남북 0.5km에 지나지 않은 아주 조그만 현무암 섬이다. 섬 전체가 국조신(国祖神) 아마데라스오오미가미(天照大神)의 장녀인 다고리히메(田心姬)여신의 신체로 간주되는 곳이다.

여신의 몸으로 성역(聖域)화되어있는 섬이라 여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이외에도 금기가 더 있다. 부정한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섬에서 보고 들은 바를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짐승 고기를 먹지 않는다. 섬의 흙 한줌이라도 들고 나갈 수 없다. 섬은 1926년에 원시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1978년에는 조수보호구로 지정되었다.

바다의 쇼소인(正倉院, 고대 일본 왕실의 보물창고)’이라고 불리는 이 섬에서는 한반도와 일본 간의 문화교류를 반영하는 4~9세기의 국보급유물이 1950년대부터 여러 차례 발굴 작업을 통하여 8만 점이나 출토되었다.

이 섬은 4~9세기까지 500년에 걸쳐 바닷길의 안녕을 위해 국가적 제사가 거행된 장소로 일본 고유 신앙의 형성 및 변천과정을 보여주는 유일하고 귀중한 자산이다. 당시의 유물을 통해 금속장식품, 청동제품, 유리 등이 한반도에서 유입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옛날 부산에서 배를 타면 쓰시마~이키섬~큐슈로 가는 길과 쓰시마~오키노시마~큐슈로 가는 길이 중요한 통로였다고 하니, 오키노시마는 오랫동안 교류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섬 남서쪽 사면에 신사가 있다. 17세기에 소규모의 병력을 주둔시켰다. 이후 러일전쟁 때는 육군 기지를 세웠다. 1905527일에 쓰시마 해전이 이 근처에서 벌어졌는데 이때 여신의 도움으로 승전했다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매년 527일을 축제일로 정했다. 527일이면 선발된 남자 200명 남짓 정도 섬에 입도하여 행사를 거행한다.

섬이 여신의 신체이므로 그냥 들어가지는 못한다. 육지에서 신사 참배를 마친 사람들이 며칠 전부터 부둣가에서 바닷물에 몸을 담가 재계하여 부정을 없앤 뒤에야 비로소 섬을 밟을 수 있다. 물론 나올 때에도 흙 한줌 들고 나올 수 없다.

작은 섬이지만, 이곳도 한일관의 관계사와 역사문화사와 관련된 유물들이 많은 곳인가 보다. 나중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물론 한국인의 방문이 쉽게 허용될지는 의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제 우리들은 가장 먼저 줄을 서서 7시 정각부터 식사를 했다. “점심이 조금 늦을 것 같다고 모두에게 전달하고는 나도 평소보다는 2배로 양을 늘려서 빵을 6개나 먹었다.

일찍 식사까지 마친 나는 후배 서연이랑 삼십분 정도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호텔 앞에 있는 하치만구(八幡宮)신사로 갔다.

일본사에 삼한에 임나일본부를 건설했다고 하는 가상(?)의 인물이라고 추정되는 진구(神功)황후와 역시 실체가 불분명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 그의 아들인 일본 초대 천황인 오진천황(応神天皇, 오진텐노)을 모시는 곳이다.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역사 왜곡의 현장이다.

우선은 입구 좌측에 있는 고니시 마리아(小西マリア)’의 사당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우측에 있는 신사의 본전으로 갔다. 진구(神功)황후, 오진천황(応神天皇), 14대 주아이(仲哀)천황, 81대 안토쿠(安德)천황 등을 모시고 있는 곳이다. 사당 앞에서는 수십 개의 사리탑과 석탑, , 향로 등이 있었다.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본전의 주변에는 나무도 엄청나게 많았다. ‘아침 일찍 이라 혼자 왔으면 조금 무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신사의 위용에 기가 죽을 지경이다. ! 일단은 오래된 고목 구경을 한 것으로 만족하고는 시청 옆에 있는 버스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다를까 쓰시마에서도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시청벽면에 거대한 플래카드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나는 오늘 아침 시청벽면 플래카드와 신문기사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쓰시마와 오키노시마에 주목하게 되었다.

오늘은 오후 430분 배편으로 귀국해야 하는 관계로 우선은 쇼핑을 하기 위해 북섬 중부에 있는 사카(佐賀)로 갔다. 대형마트에서 잠시 쇼핑을 했다. 나는 친구들이 부탁한 소화제, 숙취해소 약, 위장약을 조금 샀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 젤리, , 초콜릿도 샀다. 5000엔 이상사면 면세가 되는 관계로 금액에 맞추어 더 샀다. 그런데 명숙 누님은 술과 의약품을 사고 싶다고 하여 내가 구매를 도와주어 몇 개 샀다.

그 중에 하나 선물용으로 작은 병에 든 쓰시마 특산품 사케(()인 시라다케(白嶽)를 한 병 샀다. 안타깝게도 나중에 부산항에서 열어보니 주둥이가 파손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병으로 된 것을 사는 것은 불안했었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병술을 사는 것도 지양해야 할 것 같다. 팩이 안전하게 운반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본에 오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의약품을 많이 찾는 것 같다. 나도 부모님을 위해 소화제를 샀으니 말이다.

이어 인근의 엔쓰지(円通寺)로 가자고 했더니, 운전기사 왈 최근 문화제 도난 등의 문제로 한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문을 싫어한다.”고 하여 방향을 선회하여 북섬 북서부의 센뵤마키(千俵蒔)으로 갔다. 풍력발전기가 있고, 낮 시간에는 정상 우측 바람의 언덕에 서면 한국 하늘이 보이기도 하며 세찬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이다.

해거름에는 정상 왼쪽 노을의 언덕에서 저녁노을을 감상하는 맛이 일품인 곳이기도 하다. 쓰시마에서는 보기 드물게 정상부가 풀로 뒤덮인 산으로 287M 높이다. 보리와 메밀 씨를 천 섬(千俵;센뵤) 정도 뿌릴 수 있는 웅대한 산이라는 의미에서 센뵤마키산이라고 불린다.

예전 일본 수군이 백제의 구원 요청으로 당나라와 싸웠으나 패배한 다음해, 외적의 내습에 대비하여 봉화대를 설치하였는데 북섬의 서북에서 가장 높고 전망이 좋은 센뵤마키산이 그 기점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정상부에 갈대와 풍력발전기, 통신기지 등이 있어 멋스럽고 바다와 내륙이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나는 우측 바람의 언덕으로 가서 내장까지 파고드는 바람을 맞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오는 휴대전화의 문자도 받았다. 특별히 로밍없이도 한국에서 오는 전화통화가 가능한 곳이라 여기에 오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

독자기고=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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