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버스 여행은 조금 힘든 일본 쓰시마를 걷다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5-20 15:57:42

[서울타임뉴스] 나도 몇 번을 와 보았지만, 오늘이 가장 멋진 것 같다. 만의 깊숙한 곳까지 걸어보기는 처음이라 그렇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느낌의 차이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이어 차를 다시 타고는 조금 더 올라 중앙부에 위치한 에보시타케(烏帽子岳)전망대로 갔다.

쓰시마에 몇 번을 왔었는데도, 이곳은 처음 방문하는 곳이다. 지난 겨울에 잠시 보수공사를 하여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쓰시마에서 유일하게 360° 동서남북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고 한다.

여기에서 보는 아소만은 몇 겹의 산과 바다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보기에 좋다. 리아스식 해안 등이 너무 멋지고 그 웅대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대한해협 너머로 한국의 산들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은 황사가 조금 있어서 시야가 좋지는 않은 날씨이다.

천만다행으로 이곳 쓰시마는 숲이 좋은 곳이다. 상층에 황사가 있기는 하지만, 숲에 들어가면 이내 공기가 좋다. 섬 전체가 숲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무가 많은 곳이다. 따라서 공기가 나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우리들은 사방을 조망하고는 사진도 찍고 잠시 쉬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이런 전망 좋은 곳이 있다니, 바다와 산이 동시에 보이고 굴곡이 멋져 차마 그 경치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다. 역시 쓰시마 최고의 전망대라고 하는 명성에 걸 맞는 곳이다.

이제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 인근에 있는 신와노사토자연공원(神話里自然公園)’으로 갔다. 바다 쪽에 있는 캠핑장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더니, 관리인 나와서는 이곳은 유료 시설이라 둘러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식사는 불가하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앞쪽의 카약장과 캠핑장을 살펴 본 다음, 놀이터 옆에 있는 풀밭에 도란도란 앉아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했다. 나는 샐러드와 초밥 및 회를 조금 사왔기에 그것만 먹으려고 했다. 여행을 오면 늘 과식을 하는 관계로 점심을 조금 준비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왕창 산 음식들이 늘 내 눈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조금씩 튀김과 초밥, 어묵 등을 얻어먹고 나니 다시 과식을 하고 말았다. ‘이런 동물보다 못한 인간아!’ 나 자신을 꾸지람하고는 식사를 마쳤다. 음식 남은 것과 빈 도시락 통을 차에 싣고자 하니 주변에 자꾸 매가 맴돈다.

남은 음식을 새들에게 주고는 기념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잠시 매와 놀면서 같이 점심을 한 것이다. ! 이제 먹고 놀았으니 인근에 있는 와타즈미(和多都美)신사로 가 보자.

우리 일행은 해궁(海宮)와타즈미신사(和多都美神社,わたづみじんじゃ)’뒤편으로 들어갔다. 대나무와 삼나무 숲이 좋은 곳이다. 들어가면서 바로 우측 고목 아래에 바다의 수호신인 도요타마히메노미코토(豊玉姫命)의 묘비석이 보인다. 신령스러운 나무 아래 큰 바위가 좌측에 있고, 둥근 모양의 묘비석이 이채로운 곳이다.

묘지를 본 우리들은 앞으로 조금 더 나와서 각자가 삼나무를 안고 잠시 기도와 명상을 했다. ‘평안한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나는 일본 신사에 올 때면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정말 고목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라면 절이나 교회를 완공한 다음에 조경수를 심는다. 그런데 이곳은 반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산과 바위 및 나무와 강이 좋은 곳에 미리 터를 정하면 나무와 숲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간 중간에 건물을 짓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신사보다 더 멋지고 오래된 나무도 많고 터도 돋보이는 것 같다.

때 마침 썰물이라 평소 바다 속에 있는 두 개의 도리이 중에 한 개가 전체를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천천히 걸어가 본다. 너무 신기하다. 기둥을 화강암으로 만들어 조립한 것인데, 정말 견고해 보인다.

마지막 바다 속에 있는 도리이는 그냥 눈으로만 보고 돌아왔다. 하지만 고 선배는 신발을 벗고는 마지막 도리이까지 가서 기념촬영도 하고 만지고 나온다. 사실 이곳에는 여러 번 왔다. 그러나 오늘은 운이 좋은지 물이 빠져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만조에 따라 평소와는 다른 도리이의 모습이 더 신비롭게 보인다.

그리고 다시 신사의 안쪽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좌측 원두막처럼 생긴 나무 집안에 10M는 되어 보이는 배를 포함한 행사도구들이 보였다. 오래된 것들이라 더 멋져 보인다. 정말 8월 오마츠리(大祭) 시기에 꼭 와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작은 배를 타고 저 멀리 아소만으로 나가서 이곳 신사를 바라보는 것도 장관이라고 하니 바다에서 역으로 신사를 보고 싶다.

이어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는 남섬으로 이동하여 시라타케(白嶽)’카미자카(上見坂) 등산로로 향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돌발적으로 당하게 되는 버스기사의 곤조(こんじょうくさり, 根性腐, 좋은 심성보다는 집요하고 고약한 성질)가 우리를 힘들게 했다.

당신들 저녁을 북섬의 캠핑장에 불고기로 예약해 두고는, 왜 다시 남섬으로 와서 등산을 하려고 하느냐? 이곳에서 등산마치고 다시 북섬에서 밥 먹고 다시 남섬에서 온천까지 하면 몇 번을 왕복하는지 아느냐?”라는 것이었다.

나는 운전기사의 말에 대부분 동의했지만, 무슨 일인지 고 선배는 일정상 이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며 강행했다. 내가 중간에서 몇 번 통역하고 하소연을 했지만, 막무가내로 화만 내는 운전기사와 일정을 강행하자는 고 선배 사이에서 애를 먹었다.

일단은 일을 끝내고 저녁에 다시 이야기하자라고 두 사람 사이를 중재했다. 하지만 쉽지 많은 여정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무튼 우리들은 시라타케를 전부 오르지는 않았지만 카미자카 등산로 입구에서 내려 30분 정도 숲길을 걸었다. 나무가 좋은 곳이라 걸을만했다.

시라타케는 쓰시마의 영산으로 숭상되어온 곳이다. 수련자들의 수련장소이기도 하다. 일본과 대륙계의 고산식물이 혼재하는 원시림이 산 정상까지 분포되어 있어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표고 554m로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아니지만, 으뜸 산임에는 틀림이 없는지 방문자가 많은 곳이다.

30분 정도 올랐고 또 20분 정도 삼나무 숲에서 쉬었다. 넓은 마당이 나와서 주변의 숲을 살펴보고는 아래로 천천히 내려왔다. 곳곳에 산돼지의 발자국도 보인다. 새들도 많은지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독자기고=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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